힘들다는 얘기
 아직은 군인 신분으로 휴가 나와있을 무렵이었던가? 군대에 가지 않았던 친구가 그런 말을 한적이 있다.

 "요즘은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말하지 않는다. 입으로 떠든다고 변하는 일도 없고 어차피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좀 심하게 공감을 했었고 그 동안 사소한 일이건 중요한 일이건 좀 안된다 싶으면 푸념해 왔던
과거가 퍽이나 부끄러웠다.

 물론 어려움은 함께 나눔으로서 가벼워지고 괴로울 때 실컷 털어놓는 것도 속시원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것이 역시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부터 좀 힘들다는 말을 아껴보려고 노력했다.

 정말 힘든일은 아무리 코가 삐뚤어지게 마셔가면서 목소리 높여 한탄해도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술을 마시기 시작한 나이부터 늘 힘들 때면 가까운 사람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어려움을 나누곤 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때 내뱉은 말들이 참 후회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해결되는 일들도 있었고 지금 생각하면 크게 별일도 아니었단 생각도 들고 좀 머쓱하다고 할까?

 얼마전에도 쉽게 입밖에 내지 않으려다가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또 술을 마셔서 긴장감이 많이 풀려서 그런지 또 힘들다는 식의 얘기를 해버렸다. 물론 상대자는 아주 소중한 친구들이다. 입밖에 내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것도 굉장한 스트레스라 정작 말하고 난 순간은 기분이 어느 정도 좋은 편이었다고 기억된다.

 그러나 다음날 잠에서 깨고 술에서도 깨었을 때 심한 허탈감이 밀려왔다.
 변화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고 나는 간밤에 나의 나약함을 드러내었다는 사실이 무척 창피했다.

 요즘들어 내 자신이 객관적을 너무 잘 보여서 탈이다. 컴퓨터 파일의 '등록정보'를 클릭하면 나타나는것을
쳐다보는 기분이다.
 뻔뻔해지고 싶다. 누가 봐도 아닌데 맞다고 우기는 뻔뻔함을 가지고 싶다. 요즘은 뻔뻔한 당당함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죽을 때 까지도 소유하기 힘든 성격인것을 잘 알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의 노력 뿐이다.

 '릴렉스...'

 참 우스운 것은 나에게 힘든것을 얘기 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 친구가 힘들다는 얘기를 제일 많이 하는것 같다.
더구나 자기가 그 때 그런 얘기 한것도 잘 모르는것 같다.


 


 
by 대학로인생 | 2006/10/03 23:54 | Think about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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