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책 읽는것이 좋다. 너무 몰입해있다 보니 MP3플레이어도 무용지물이고 지하철역을 지나쳐 내리기 일쑤다. 3호선 환승 포인트를 종종 놓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일이 잦은곳.. 바로 동대입구 족발 거리, 요즘은 일상이다.
오늘은 출근을 좀 일찍하는 바람에 화정역의 모 서점에 들렀다. 중형서점인데도 불구하고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의 책이 있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책을 읽어야 하는지 두렵기 까지 했다.
최근 빠져있는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인데 고향집에 있던것을 들고와서 두권이 전부인줄 알았더니 15권까지 있었다.그만 볼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세계사야 물론 학창시절 부터 흥미를 가지고 있던 몇안되는 과목중 하나 였는데 그간 모두 고갈되어 요즘은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역사 학문 자체를 좋아했다기 보다 그저 거기 딸린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역시 난 그런 쪽에 더 쏠리는 인간이다.
로마를 읽으려면 자연히 그리스를 알아야 하고 그러다 보면 그쪽 문명 주변에 얽힌 카르타고니 이집트니.. 에 관심이 생긴다. 알렉산더 혹은 페르시아사를 한번 찾아보려고 했으나 너무나 많은 책들이 있어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끌리는 거 있으면 한권쯤은 사볼까도 했더니만.... 세계사에서 꼭 강대국 이야기에 소금치듯이 잠깐 잠깐만 나오던 약소민족들의 역사도 새삼 궁금했다. 베트남까지도 책이 나올정도로 물론 너무 많이 나와있었다. 또 흥미를 끄는것은 정설 뒤집기 식의 역사책들...
블루스에 대해 고민하다가 문득 관심이 생겨버린 '서양음악사' 굉장히 두껍다들... 이것도 언제 한번 섭렵해보리라 마음만..먹었다.
그리스 얘기가 나오다 보니 문득 '철학'에도 관심이 이제는 생기는지라.. 철학이라면 그전까지 '말장난' 내지는 '할 일 없는 사람들이 괜히 있는척 하는..'식으로 치부했었다. 요즘은 좀 궁금해지기도 하는것이 나이가 들수록 모든것에 관대해지는것을 새삼 느낀다. 사춘기 이후에는 음악이외 다른것은 쓸데없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으니까.... 소크라테스 부터 그 제자들 스토리로 찬찬히 살펴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한 코너 가득 메우고 있는 양서들을 보니 한권 고르기도 힘들었다. 교육학 배우던 시절에 접하던 니체,프로이트 류의 사람들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도대체 그런 생각들을 왜 하게 되었는지 ...이제는 서서히 알아보고도 싶다.
문학은 언제나, 여전히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학창시절에도 그리 독서광도 아니었지만 국어 만큼은 늘 친숙한 과목이었다. 교과서에 절반이상은 재미없다고 생각되던 작품들이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는것은 .... 역시 그 땐 너무 어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어른 하시는 말씀'은 대부분 맞기 마련이다.
여전히 해외 최신 소설 따위는 전혀 보고 싶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유일하게 알고 있는 몇몇) 국내 작가의 최근작들과 해외고전은 평생 읽어갈 친구가 될 것 같다.
오늘 읽기 시작한 메이지 시대 일본 작가 누구누구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인데 요것 때문에 오늘도 동대에 내려 족발 냄새를 맡으며 버스를 타야 했다. 상당히 재미있다고 말하고 싶다.
너무 재미있어도 절대 지하철에서나 시간이 남아 무언가 기다릴때만 읽겠다는 철칙은 반드시 고수한다. 독서가 내 주업을 방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얼마전에는 15년 넘게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전혀 쳐다도 보지 않던 헤르만헤세의 '수레바퀴아래서'외 몇몇을 다 읽어보았더니 나름 재미가 있었다. 사실 로마사니 그리스사를 다시 찾게 된것도 헤르만 헤세의 시절에 등장하는 '라틴어 지상주의'가 자못 궁금해서 였다.
산문은 여전히 비호감이다. 흥미도 없거니와 돈주고 사기에는 종이에 빈곳이 너무 많다는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래도 어제 형과 얘기하다 관심이 생긴 앨런포의 시집을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한권 사지도 못하고 많은 양의 책에 놀라 정말 훑어만 보다가 나왔다. 인근 도서관에 가보리란 다짐도 몇달째 일찍 일어나지 못해 출근하기 급급하여 지키지 못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는것도 돈도 아끼고 좋겠지만 휘발성 있는 기억 때문에 가끔 읽어봤으나 집에 보유하고 있지 않는 책의 내용이 생각 나지 않을때는 궁금해서 미치는 때가 있어 앞으로는 꼭 책을 사서 보관하고 싶다. 그 언젠가는 나라고 뭐 서재 하나 만들어서 안될꺼 있겠나..
저작권 문제로 음악도 역시 음반을 사야 하는게 승리로 끝날지 모를 이 판국에 앞으로 보유해 나가야 할 CD들과 , 또 나의 악기,장비들에 책까지 추가되면 인생 참 고달파 질 것 같다.
군대에서 읽었던 다츠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를 보고 저자의 책 보유량과 방대한 지식에 감탄을 마지 않았었다. 책이 너무 많아 집이 내려앉아서 책을 위한 집을 지었을 정도니..
아버지가 젊었을 때 한 독서 하신걸로 알고 있다. 엄마의 잔소리로 책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알고 있지만 여전히 고향집 내 방 한쪽은 아버지의 옛날 책들로 가득하다. 어릴때 부터 그 책꽂이에서 봐온 제목들 때문에 고전문학은 그리 낯설지가 않았다. 물론 세로로 쓰여진 책이라서 나이가 들어서도 한권 제대로 본적이 없다.
아버지와 청소년 시절까지 함께 성장했다는 사촌형도 미술에 심취하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집에는 아버지보다 책의 양이 몇배가 많다. 물론 절반은 사촌형의 영원한 관심사인 '1,2차 세계대전'이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이 두분은 지금보다 훨씬 가난했던 그 시절에 그 많은 책을 다 어떻게 샀을까 였다. 책 값이 지금보다 물가 비례해서 훨씬 쌌을까?? 요번 추석에 내려가면 꼭 물어봐야 겠다고 생각한다. 물어봐야 겠다는 것을 까먹지 말자.
컴퓨터가 아무리 발달해도 역시 장시간 지식을 섭취하는 것은 종이를 통해서가 자연스럽다. 컴퓨터를 들고 다닐 수는 없지 않는가? 노트북? 글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 책이 좋다는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좀 한심한 인생에 긍정적인 예감이 조금 들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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